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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의 젠다성

스튜어트 그랜저 :
루돌프 라센딜/루돌프 5세 역

데보라 카 :
플라비아 공주 역

제임스 메이슨 :
헨자우의 루퍼트 역

원작 : 앤소니 호프

자막 by Lion Park G. Father

감독 : 리처드 소프

19세기 말, 역사는
아직 장미처럼 아름답고

정치에서 왈츠 얘기가
빠지지 않던 시절

커다란 왕실 스캔들 하나가
유럽의 사랑방에 나돌았다

비록 그 소문이 사실일지라도
본 '풍운의 젠다성' 속의

남주인공, 악당 또는 여주인공
살았거나 죽었거나

어떤 유사한 것이 있더라도
그건 우연의 일치일 뿐이며...

승객 여러분
하차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권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여권 심사는 이쪽입니다

- 이쪽입니다
- 대관식을 위한 특별 요금이야

흥, 할증이라니!

"루돌프 라센딜, 영국인"

"여행 목적, 관광"

- 스트렐소의 어느 호텔이죠?
- 그건 안 정했습니다

공원에서 자기 싫으면
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그렇다면 스트렐소에는
대관식 후에나 가야겠소

송어 낚시를 하며
쉬려고 이곳에 온 거요

실례지만 내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소?

내 옷이 조금 구식이지만

영국인은 휴가 때도
장례식에 가듯이 옷을 입죠

모든 게 정상입니다

집처럼 느끼게 해줘서 고맙소

- 내가 들겠소
- 기차가 떠났습니다

한가할 때 걸어서
스트렐소에 갈 거요

- 대관식을 놓칠 겁니다
- 대관식은 예정에 없어요

당신들 만큼 송어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면

낚아 올리기
망설여지겠군요

루돌프 5세
루리타니아 왕

이건 악마의 장난이야

면도만 하면 왕과 똑같아

성함을 물어봐도 될까요?

친분을 맺으려면 먼저 이름을
밝히는 게 순서 아니오?

'잡트' 대령이시고
난 '프리츠 폰 탈렌하임'이오

우린 국왕 폐하를 모시고 있소

난 루돌프 라센딜이오
영국에서 휴가 왔고

얼마 전까지 여왕을 모셨소

- 라센딜?
- 안녕하십니까?

- 안녕하세요?
- 라센딜

맹세코!
당신 얼굴에 다 드러나는군요

- 그 내력을 알지?
- 예, 들은 것 같습니다

제 생김새는 라센딜 가문에서만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멀리 퍼지기도 하죠

- 프리츠, 어디 있나?
- 여기 있습니다

빌어먹을
잃어버린 줄 알았네

- 이 신사는 누구인가?
- 폐하의 먼 친척입니다

먼 친척?
아주 가까운 것 같은데

저의 탓만은
아닌 것 같군요, 폐하

그럼 누구 탓인가?

폐하가 허락해 주시면
그 책임은 똑같이

폐하의 증조부이신 루돌프와

저의 증조모이신 아멜리아에게
있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 뭐라고?
- 맞습니다, 폐하

- 저 사람은 영국에서 온 라센딜입니다
- 라센딜? 영국?

네, 폐하
증조모 시대부터

앨프버그 왕 외모를 닮은
사람이 때때로 때어났죠

잘 만났네, 사촌!
늦게 알아봤으면 용서하게

똑닮은 사람을 만나기엔
조금 이른 시간 아닌가?

여기서 뭐하는 중인가, 사촌?

우리의 선조가 저지른 것과
같은 범행을 했습니다

- 그게 뭔가?
- 금지된 구역에서의 낚시죠

매우 재미있군, 재미있어
위트가 있어

내일, 내 대관식에 와야 하네

천 개의 왕관을 주고서라도

마이클이 우릴 봤을 때의
얼굴을 보고 싶군

내 사냥막에서 묵게
오늘 밤에는 성찬을 하자구

우리 선조들이 막사에
좋은 와인을 저장해 놨지

자네를 위한 한두 병이 아니라

모든 식구들을 위해 저장했네

- 사촌 루돌프, 건배하세
- 옳소!

또 건배

건배...

- 누가 남았지?
- 마이클은 어때요?

마이클을 위한 건배는
좋은 술이 아니라 식초로 하세

마이클에 대한
비밀을 말해 주지

- 마이클은 날 싫어해
- 싫어해요?

그래, 그는 내 처지를 사랑하지

그가 나로, 내가 그로
되었어야 한다는 거야

마이클을 위한 건배는 관두고

대신 플라비아를 위해 건배하세

- 곧 나의 신부로 왕비가 될 사람
- 옳소

불쌍한 플라비아
다른 사람을 선택할 기회가 없다니

그 점은 나도 마찬가지지

자네가 공주를
못 봐서 유감이지만

내가 수년간 그녀를
안 본 것도 유감이라더군

그녀와 잘 지내지는 못했네
지금은 안 그러길 바라지만

그녀와 결혼하면
잘될 겁니다, 폐하

내게 그녀가 과분하다더군
그건 내가 믿지만

나를 보고 뭐라는 줄 아나?
술고래라더군

그건 폐하가 조금만
자중하시면 될 겁니다

여태까지 정말 많이 마셨지
부인하고 싶진 않네

하지만 내일...

성당에서...

머리에 왕관을 씌인 후
나를 왕으로 선포하면

내가 살아 있는 한
그들의 왕이 되는 거지

그러나 오늘 밤

오늘 밤은 친구들과 마시겠네

내 친구들과

라센딜, 자네가 맘에 드는군

자넨 좋은 친구야

영국인이지만
좋은 친구지

자네를 위해
건배하고 싶군

제기랄! 술이 다 떨어졌군
조지프, 조지프!

68년산 한 병
조지프!

폐하, 한번 더
내일을 생각하십시오

- 한번 더?
- 네

알았으니 앉아서
술이나 마시게

- 책무가 있습니다
- 책무라? 자유의 마지막 밤에?

대관식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술 드실 자유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런 말을 할 권한이
있는지 의심스럽군

- 전 선왕을...
- 선왕을 왜 여기에 끌어들이나?

선왕은 왕의 책무를 아셨습니다

나는 모른다는 건가?

선왕은 자신이나 자신의
향락을 생각한 적이 없고

그가 왕임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물러나겠습니다, 폐하

잡트? 잡트?

- 이게 뭔가?
- 1868년산입니다, 이걸 청하셨죠

오, 내가?

- 조지프
- 예, 폐하?

너무 많이 마셨네

- 다시 가져가는 게 낫겠어
- 예, 폐하

아니, 기다려
손님이 있군

아주 멋진 친구, 영국인

아주 멋진 친군데
마실 수가 없군

나는 마실 수 있지
왕이니까

자는 게 낫겠군, 조지프

- 안녕히 주무십시오
- 잘 가게

잘 자게

모두 잘 자게

왕만 빼놓고 잘 자는군

잡트

잡트!

- 장난이 지나치군요!
- 장난이라고 생각하오?

이건 장난이 아니오, 영국인

어제 저녁은 대단했었죠?

- 무슨 일이죠?
- 조지프가 오늘 아침 발견했어요

이 병의 술을 마셨소?

- 아뇨, 안 마셨어요
- 그래, 마셨으면 알았을 거요

- 왜요? 약이라도 들었어요?
- 그렇소

- 의사를 부르죠
- 10마일 안에는 없소

천 명이 와도 모실 수 없소
보면 알아요

6~7시간 후에나
움직일 수 있죠

그럼 어떻게, 왜, 누가?

마이클 외에 누구겠소?

- 마이클? 자신의 동생을?
- 이복형제죠

마이클 어머니는
왕실에서 배척되었죠

백성에게 추대되어
왕위에 오르길 바라죠

방탕하고 무능한 왕을 몰아낸
구세주로 여겨지길 원하죠

그가 오늘 대관식을 못하면
영원히 왕관을 못 쓸 거요

영국인, 난 당신보다
나이를 더 먹었소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운명을 믿게 되죠

운명이 당신을
여기 보낸 거요

- 운명이 스트렐소에 보냈소
- 뭐요?

수염만 없으면 당신을
왕으로 알 거요

- 제정신이 아니군요
- 이건 모험이오, 맞아요

확실하지 않소

대령님
난 여기 낚시하러 왔어요

낚시하고 싶다고요
난 평범한 영국인이오

애쓴들 왕같이
행동할 순 없어요

아무도 못 속일 거요

왜 미소를 짓죠?

멋진 장면이 떠올라서요

문 밖까지 관중이 찬 성당

오르간은 울리고
내가 무릎 꿇고 왕관을 받을 때

마이클이 앞으로 나와 소리치겠죠

"이 사람은 왕이 아니고
영국인 루돌프 라센딜이다"

오, 안 돼요
미안합니다

그럼 오늘 밤
마이클이 왕위에 앉고

왕은 감옥이나 무덤 속에
누워 있을 거요

어쨌든 하루만 하면 되죠?

오늘 밤 당신은 안전하게
국경을 넘을 거요

탄로가 나면요?

당신과 나, 그리고 프리츠의
목숨은 없어지는 거요

빌어먹을! 난 이 수염을
정말 좋아한단 말이오

왕관도 맞았으면 좋겠군요

- 어떻게 하시려고요?
- 폐하를 숨겨

마이클의 부하가
발견하면 안 돼

- 저장고가 최적이야, 그를 들어
- 수색하면요?

조지프가 따돌릴 거야
나도 위험한 걸 알지만

찾는다 해도 오늘
즉위 못하는 것보단 나아

폐하를 들어

- 죄송합니다
- 잠깐만!

- 여기서 얼마나 일했지?
- 10년입니다

- 와인 저장고의 열쇠를 가졌나?
- 예

문을 열어

안 돼, 안 돼요

마셔!

그녀를 묶어, 입도 막아

대관식 전날 밤에
술을 드시고

또 드시어
고주망태가 되시다니

68년산 포도주는 놀랍군
문을 잠가

잘 주무십시오, 폐하

저희는 폐하의 대관식에 갑니다

우린 이제 할 수 있어!

나쁘지 않군
정말 똑같아

그건 안 낄 거요

한 가지 간과한 게 있소

백발이 지금 왕과는 안 맞소

- 맞아요, 어떻게 해야죠?
- 글쎄요

구두약 칠을 해
왕처럼 검게 하면

전체적으로 왕처럼 보이겠군요

성명서
루돌프 5세의 대관식 불참으로

혼란에 빠진 국민의 요청으로
스트렐소 공작, 마이클은

이 왕국의 섭정관이 되어
계엄령을 선포한다

자, 최종 명령서일세

명심해, 이건 헨자우가
대관식 취소를 선포한 후

20분이 지나 발표해야 돼

- 20분이야, 그 전엔 안 돼
- 알겠습니다

이제는 축하드려도 되겠군요

아직은 일러
하지만 고맙네, 데차드

모두 각자의 위치로 갈 시간이군
시기가 다가왔네

가서 조국과 미래의
군주에게 충성하겠습니다

미래의 군주는
플라비아 여왕일세

'미래의 군주' 할 때
당신을 봤어요

거짓말해 왔죠?
섭정관 이상을 원하죠?

물론, 아냐

섭정관으로 통치권은
내 거라는 뜻이야

그래요?
권력만 원하는 거죠?

- 무서워요, 마이클
- 내가 아니면 자신이

나를 아내로 삼겠다고 했잖아요

당신 아내로서 당신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만들길 원해요

당신이 섭정을 하면
그 꿈은 사라져요

우리 함께 행복을 누려요

- 동생이 권좌에 앉게 하세요
- 안 돼

여태껏 그 술고래의
들러리로 살아왔어

그의 어머니는
왕비인데 난 아니라서

그는 왕궁에 살며
왕과 식사를 하지

오늘은 루돌프를 위한
식탁이 차려졌지만

성찬을 즐기는 건 나야

들어와!

헨자우의 루퍼트 백작
대령입니다, 폐하

-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폐하
- 헨자우!

전하

폐하란 말은 부적절하군
나타난 것도 그렇고

왜 제자리를 안 지키나?

오지도 않는 왕의 대관식에
있을 필요가 있나요?

그걸 안다는 걸
세상에 알리려고?

그런데 젠다 시장이
인사드리러 와 있습니다

충성스러운 옛 시가의
백성 대표단도요

바쁘셔서 못 만날 거라고 했죠

물론 지금 바쁘시겠죠

때가 되면 자네의 무례함을
참지 않을 날이 올걸세

오늘 아침 호텔에 또 들렀더니
나갔다고 하더군

기묘하게도
외출한 게 맞군

다행이오, 거짓말하는
여자는 싫거든

그들은 거짓말한 적이
없지만 난 항상하지

당신과 난 서로 거짓말할 게
결코 없을 거예요

결코? 정절은 시들어 가는
여인에겐 최상의 무기지만

매력적인 여인에겐 위선인데
당신은 정말 매력적이오

빌린 왕관 밑에선
고개 안 숙이는 나에겐 말이오

전하가 성당에 있으라고
한 것 같은데요

그래서 지금 당신도
내 성질을 긁는군

난 여자가 도도한 게 좋소

그 도도함도 자기 방어일 뿐이란 걸
알고 나면 즐겁지

그러나 날 방어할 필요는 없소
우린 같은 편이오

마이클은 우리 둘을
배신하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소

불쌍한 마이클
상냥하고 활기찬 여인을 버리다니

멋 없는 밀랍 인형과 바꾸면서

맘에 안 드나요, 루퍼트 백작?
민감하다고 들었는데

왜 마이클이 플라비아 공주와
결혼한다고 생각하죠?

- 달리 왕이 될 방법이 있소?
- 왕이 아니라

단지 섭정하기를
원한다는 걸 믿어요

그가 단지 섭정하기를
원한다고 믿게 했군

아니, 그는 왕좌에 앉기를 원해

정당한 후계자인
여왕 옆에 앉아서

하지만 그 여왕이
당신은 아니지

비록 완벽한 여왕의
용모를 가졌지만

마침내 믿는군
우린 같은 편이라고 했잖소

그를 되찾게 돕는 건
나만이 할 수 있지

마이클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나뿐이니까

당신은 그가 날
질투하게 만들어

그게 힘들까?

나, 루돌프는 정의와 자비로
나라를 다스리며

경계심과 명예를 갖고
적으로 부터 국민의 안녕을...

아니, 말하지 마시오

수호하며

조상의 왕권을 지키고
신의로 통치할 것을 맹세합니다

조금 빠르지만
할 수 있어요

그만 떨게
왕이 숙취인 줄 알 거요

가만 있자
성당까지는 별문제 없을 겁니다

공주는 그를 수년간 못 봤지만
마이클은...

내가 알려 줄 건 다 말했지만

항상 당신 옆에 있겠소

수도에 다 왔습니다, 폐하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

신이여, 두 왕을 보호하소서
침착하시오

이제 그 날, 그 시간
그 순간이 왔군

역사가 술 한 병에서
태어나는군요

왕입니다

폐하가 도착하셨습니다, 전하

왕이? 어떻게 가능하죠?

젠다로 가서
배신자를 찾아!

술에 넣은 걸
마셨어야 하는데

우리의 군왕
루돌프 5세를 우러러보라

이 땅의 엄연한 왕이시니

그의 이 영토에 대한 왕권과
충성을 거부하는 자 있으면

지금 말하라
그렇지 않으면 반역자니라

왕국의 왕관을 받으라

명예와 용기는 신성한 영광으로서
그 의미를 이해하라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

나, 루돌프는 정의와 자비로
나라를 다스리며

경계심과 명예를 갖고
적으로 부터 국민의 안녕을...

수호하며

조상의 왕권을 지키고
신의로 통치할 것을

맹세합니다

저, 플라비아는
폐하의 신하가 되어

목숨을 바쳐
죽을 때까지 진실로

섬길 것을 맹세하오니

하느님 저를 도우소서

- 키스해도 돼요?
- 예

모든 게 잘된 것 같지 않소?
대관식이 말이오

내 말은 대관식이
잘됐어야 한다는 거죠

왕이 예복을 갖추어 입고
본분을 다한다면 말이오

- 술도 깨어 있으면요
- 술도 깨어 있으면요

예, 그걸 알아보길 바랬죠

그건 그렇고, 내 잘못 중에
당신을 등한시한 건 없소?

3년간 엽서 2장 보냈죠, 아마

그동안 당신은 유럽에서
가장 사랑스런 공주가 되었구려

아니, 가장 사랑스런 여자요

단둘이 있을 땐 그런 의례적인
미사여구는 안 써도 돼요

의례적이라 했소?

마지막으로 본 이후
제가 변했다니 고맙군요

폐하도 변했어요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
누군들 달라지지 않겠소?

난 아마 상 멍청이처럼
보이고 말했을 거요

아주 겸손하시네요

오늘은 정말 왕처럼
보이고 행동하는군요

고맙소

그건 반갑게도
예상치 못했어요

- 잊은 거 없어요?
- 뭐를?

훨씬 낫군요

잠깐, 좋은 생각이 있소

당신은 이 금붕어 항아리의
내 쪽으로 인사하고

나는 당신 쪽으로
인사하면 어떻소?

이런 식으로

훨씬 편안하지 않소?

그들이 좋아하는 것 같군

그들은 폐하를 열광하는군요

나를? 당신에게 환호하는 거요

당신을 봤을 때
내 심정도 그랬소

- 모두 기다려요
- 아니

아직 가지 마오
당신과 단둘이 잠시라도 있고 싶소

하루 종일 퍼레이드에
환호와 인사를 받으면서

- 말할 시간이 없었소
- 무슨 말요?

남자의 정신을
빼앗을 정도요

난 가장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날 '어설픈 작은 허수아비'라고
부르지 않았나요?

- 내가?
- 예?

- 매를 맞아야 하는데
- 제가 그 말을 했죠

- 한번은 당신을 세게 찼죠
- 잘했소, 차일 만하군

당신은 이제 날 다시 찰
필요가 없을 거요

당신은 못 알아볼
정도로 변했군요

그렇게 빨리 사람이
변할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그건 당신이 사람의 장점을
끌어냈기 때문이오

아니, 당신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어요

그들이 기다려요
정말 가야 돼요

가야 돼?

제가 항상 알고 싶었던 건
바깥세상이 정말

소설 속 얘기처럼
사악하고 흥미로운가요?

그 오랜 여행 중에 뭐했죠?
취하지 않았을 때요

술 안 마실 땐
낚시를 하곤 했소

낚시?
낚시는 싫어했잖아요

싫어하고 좋아하기도 했지
내 말을 이해한다면

- 송어 낚시를 해봤소?
- 아뇨, 이유를 알아요?

가르쳐 달라니까
난 실수가 많고

고기가 도망간다고
집으로 보냈죠

그러나 정말 내 가슴을
아프게 한 건

- 당신은 잊었죠?
- 당신도 잊었으면 좋겠군

내 14살 생일 파티 때
난생처음 예복을 입었어요

난 이제 어른이 됐다고 생각했죠
당신이 주빈이였죠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가 된 걸
보여 주고 싶었어요

내가 무슨 짓을 했소?

모두 집으로 갈 때까지
당신은 오지 않았어요

당신이 미웠어요

내 스스로 미워지기 시작하는군

예?

응?

마이클 왕자 전하가
경의를 표하려 기다립니다

기다리라고 해

더욱이, 탈렘하임 대위

이렇게 불쑥 들어오는 건
주제넘은 걸세

마이클을 고의로 도발하는 건
현명치 못해요

- 왜 그를 걱정하오?
- 걱정 안 해요

- 당신을 걱정해요
- 그러면 경우가 다르군

그러면 할 수 없군

실례하겠소

나의 마이클!
기다리는 줄 몰랐소

왜 오신 걸 알리지 않았나?

다시는 그렇게
무능한 걸 참지 않겠소

기다린 보람은 있군요, 사촌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맙군요

오늘은 내가 정말
두려워하던 날이오

뭔가 잘못될 것 같은 느낌이었지

당신이 있는데
내 두려움은 기우였지만

내 일에 발 벗고
나서 줘 정말 고맙소

폐하의 과중한 일정에도
생생하신 걸 보니 기쁘군요

이렇게 활력이 있은 적이 없소
흥분해서지

처음으로 왕위에 올랐잖소

조금 우습군
그렇지 않소?

- 정말 우습군요
- 그래

다른 이유도 있지
어젯밤에 특별한 술을 마셨거든

진정되면서 잠을 푹 잤소

당신 성 근처에서 온 술이었소

불면증에 시달리면
들어 보시오

불면증에 시달리진 않습니다

그렇군
양심에 거리낄 게 없는 모양이군

그렇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실현되지 않는 꿈은 꾼 적이 없죠

물론이오
기다리는 자에겐 반드시 때가 오지

폐하를 지루하게 했군요

허락하시면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조심하세요, 폐하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알잖아요

내가 얼마나
미워하는지도 알겠군

그를 공공연한 적으로
만들면 안 돼요

안 멈추고 당신을
파멸시킬 거예요

그를 과대평가하거나
날 과소평가하는군

폐하 자신을 생각 안 하실 거면
나를 생각하세요

여태까지 내 미래가
어떻게 될 건지 알고

체념했었죠

그러나 지금은...
그게 달라진 거 아시죠?

플라비아, 용서하시오

당신이 그런 줄 모르고...

난...

난 단지 당신 목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으면 해요

당신의 나라에요

내 나라에?

- 당신 친구에게요
- 내 친구?

당신 사촌이며
가장 사랑하는 시종에게요

다른 문제는?

안녕히, 루돌프

아니, 가지 마오
조금 더 있어요

그러나 앞으로
매일 볼 거잖아요

나를 지겨워할지도 몰라요
굿나잇

안 돼
굿바이, 플라비아

오늘은 못 잊을걸요

성당에서 왕의 가정교사였던

늙은 뮐러를 못 잊을 것 같소

당신에게서 눈을 못 떼더군요

이젠 끝났구나 했는데
그가 의안인 게 생각나더군요

그런데, 라센딜
그 시간에 공주랑 거기서 뭐한 거요?

구애는 왕 스스로 하도록
놔두지 그랬소

그만하게
갈 준비는 되었소, 라센딜?

새벽까지 왕을 여기 모실려면
즉시 떠나야 하오

누군든 왕을 찾으면
주무신다고 하게

- 예
- 마이클이라도 막아야 해

당혹스럽겠군요

만약 저 문이 열리면
자넨 살아남지 못할걸세

제가 열게 놔둘 것 같습니까?

착한 젊은이, 갑시다

라센딜, 난 말을 잘하지 못하오

그게 필요한가요?

- 말 안 해도 아는군요
- 그럼요, 친구

감상을 나눌 시간이 없어

이제 다시 평범한
라센딜로 돌아가겠군요

고(故) 라센딜이
되지 않으면 다행이오

- 행복한 생각이군요
- 당신이 이곳에 있으면

내 머리가
달랑거리는 느낌이오

선왕 시대엔 이걸 다른 문보다
더 많이 이용했죠

왕의 목숨을 많이 구했고

명망 있는 왕족도 많이...

그래, 갑시다

불이 꺼졌군, 이상한데

조지프?

조지프!

고맙소

잠겼소, 여기
이걸 받아요

왕!

봐요!

한 왕국의 왕은 하나면 충분해

- 납치됐어요
- 아니면 살해됐거나

마이클은 종일
스트렐소에 있었고 지금도 있죠

그러나 젊은 악마
헨자우는 없어

종일 그가 안 보여 궁금했소

결말이 났군요
그들이 이제 모두 알았어요

그래, 모든 걸 알았지만
말할 순 없지

우리 죄를 물으려면
스스로의 죄를 밝혀야 돼

"우리가 왕을 납치하고
시종을 죽였으니"

"저건 왕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겠소?

아뇨, 하지만 왕을
죽이는 걸 막지 못해요

당신이 왕위에 있는 한
못 죽여

죽였으면 그들도 끝장이야

당신을 왕으로 모시려고
폐하를 죽이겠소?

아뇨, 질문이 너무 많군요

이 가장무도회는 아무도
수행할 수 없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지만...

그래, 당신이 맞소
기대했던 대로 했지

아니 기대 이상이었소

그건 단지...

루돌프는 나의 왕이오

나는 왕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소

그건 마치 사람들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갖는 애정과 같은 거지

싸워 보지도 않고 그녀를
운명에 맡기는 게 싫다고 할까

이제 그녀는 어떻게 되죠?

- 플라비아 공주?
- 예

왕이 죽으면 섭정관인 마이클은
그녀를 여왕으로 세우고

그후 그녀와 결혼하겠지

그녀는 절대 안 그럴걸요

플라비아는 황실의 공주요
선택의 여지가 없소

다른 사람과 할 순 없소

그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놔둘 거요?

당신이 막을 수 있겠소?

루돌프는 플라비아 공주의
무도회 참석을 간청합니다

국왕 즉위 축하 무도회는
1897년 6월 9일 9시에....

첫 번째 춤을 저와 안 추면
무도회를 취소할 겁니다

국왕 폐하 입장이오

폐하

반갑소

루돌프, 무슨 걱정이 있어요?

걱정? 당신을 안고 있는데?

이런 밤, 이런 왈츠 같은 건
절대 없을 거요

그게 진심이라면 평생
오늘 밤을 못 잊을 거예요

나도 못 잊을 거요

오늘 밤 다른 사람과도
춤을 출 거요?

폐하 명령대로만 춤추겠어요

그럼 왕이 명하노니...

- 왜 중단하지?
- 규칙이에요, 우리가 중단해서죠

- 우리가 시작하면 계속하는 거요?
- 물론이죠

우리가 테라스에
나가면 따라 나갈까?

- 물론 아니죠
- 그렇다면

- 테라스로 나갑시다
- 지금은 말고요

- 나중에?
- 나중에요

빠져나갈 수 있다면요

오, 안 돼

나간다고 약속해요

자, 춤이나 춰요

- 약속할 때까진 꼼짝 않겠소
- 약속해요

최근 임명된 영국 대사입니다
그를 압니까?

- 네
- 운을 하늘에 맡깁시다

이 경우엔 운에 맡기면
안 될 것 같군요

폐하, 전하

영국 대사, 토팜 부처이십니다

대사님

폐하

영국 여왕 폐하께서

저에게 폐하의 즉위를
경하하라는 말을 전하셨습니다

여왕 폐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주십시오

즉위 60주년에 대한 경하도요

폐하, 다가온 결혼을
미리 축하드려도 되는지요?

예, 물론이죠

폐하, 추기경 예하에게 인사드려요

젊은 라센딜과 놀랍도록 닮았군

조금도 안 닮았어요

예하가 오늘 저희를
영광되게 하셨습니다

폐하의 국민은
폐하를 사랑합니다

왕비도 사랑하려고
안달이 났죠

국민과 예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고마운 말씀입니다
그런데

예식을 준비하려면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데

폐하가 날짜를
정해 주시겠습니까?

지금? 오늘 밤요?

즉위에 이은 결혼식은
이해합니다만...

그럼 6개월 후는 어떻습니까?

그렇게 멀리 날짜를 잡아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라는 속담이 있죠, 예하

그 속담의 속뜻은

기회가 있을 때 건너야지
다른 때는 어렵다는 뜻이죠

제 사촌도 이해할 겁니다

당신 사촌은 폐하와 예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군요

- 굿나잇
- 굿나잇

실례합니다, 예하

플라비아, 나와 테라스에
나가기로 약속했잖소

- 그건 명령인가요, 폐하?
- 명령이지만...

빌면서 하는 거요

왜 여기로 나오자고 했죠?

당신을 화난 상태로
보낼 순 없었소

-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겠죠?
- 그렇소

심장은 지체 없이
하라고 하는데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 때가 있죠

그러나 난 결코 당신에게
상처 주진 않을 거요

제가 이해 못하는데
어떻게 믿죠?

그럼 이 말은
이해 안 하고 믿어 주겠소?

당신을 사랑하오

오, 그게 진실이에요?

아니면 의무감에서 한 건가요?

진실, 생명, 명예보다 더
당신을 사랑하오

말해 봐요, 루돌프

당신을 왜 지금
진심으로 사랑할까요?

- 전엔 사랑한 적이 없는데
- 전에는 결코?

대관식 때였어요
당신을 쳐다보고...

그때 나를 처음 사랑했소?

내가 '예'라고 해야
흡족할 것처럼 묻는군요

'예'가 진실이라면

예

당신은 많이 달라졌어요

내가 알던 루돌프
사랑하지 않던 루돌프와는

다른 사람을 원했는데

당신은 달라졌어요

플라비아

만약 내가 다르다면
내가 왕이 아니라면...

왜 그런 말을 하죠?

내가 왕이 아니라도
날 사랑할 수 있소?

내 마음속엔 왕도
왕관도 없어요

오직 당신뿐이에요

플라비아

난 아니오...

폐하!

수없는 용서를 빕니다, 폐하

추기경 예하가
떠나시려고 기다리십니다

예하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

- 뭐가 잘못됐나요?
- 아닙니다, 전하

항상 책무를 상기시켜
드리는 게 저의 임무죠

- 충실한 잡트 대령
- 신이여, 전하를 축복하소서!

그러나 누구보다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

오늘 밤 로맨스는
잘 진행되더군

국왕을 위해
멋지게 한바탕했소

나를 위한 일은
왜 방해했죠?

그러지 말고
명예를 걸고 왕 역할을 해요

- 명예? 나에게 명예가 남았소?
- 자, 자

인간의 감정이 말라버렸죠?

난 날 사랑하는 여인과
사랑에 빠졌소

- 오늘 밤 보고 들었잖소!
- 그렇소

내가 왕위를 안 벗으면
폭로할 거요?

그럼 마이클이 왕위에 앉을걸

공주와 결혼하고
왕과 마이클을...

- 날 먼저 죽여야 할걸
- 내가 그러면?

난 사람들을 봉기시킬 수 있소

- 그럴 수 있지만 안 할 거요
- 그럼 왕을 찾아요!

너무 늦기 전에

알려지지 않은 자는
그의 동생인데

그들은 쌍둥이처럼
닮았다니까요

왕위에 오른 자는
사기꾼이란 말이지?

믿기 힘드시겠지만
이런 일들이 종종 일어나죠

한때 쌍둥이 자매를 알았는데...

다른 얘기군요

전하는 흥미가 없으신가 본데
다른 데 알아볼까요?

자네 말이 사실이면
왕의 소식은 왜 없나? 어디 있나?

나무꾼 오두막에 있습니다

그런데 왕의 피는
푸른색이 아니라 빨갛더군요

- 약간 피가 나게 했죠
- 그를 납치했군

왕의 납치는 오래된
중세 시대 관습이죠

자네만이 그런 쿠데타를 할 수 있어
그를 어떻게 했나?

한 가지 상의 안 한 게 있은데
사실 고리타분한 얘기죠

오두막에 있다고 했나?
어딘가? 어디야?

왜 사람들이 왕을 납치할까요?
재미로, 전하?

항상 왕의 몸값이
따르기 때문이죠

자네를 왕 다음
서열 1위로 만들어 주지

- 돈은 얼마나 주실 거죠?
- 만

왕과 왕위의 값으론 저렴하군요

- 2만
- 그것도 싼 가격이지만

그는 골칫덩이죠
체인에 묶였다고 징징대니까요

- 얼마나 심한가?
- 치명상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두막에 습기가 차서
폐염에 걸릴지도 모르죠

영국인을 평생
왕으로 놔둘 건가?

- 그를 폭로해야 하지 않겠나?
- 아직은 안 했습니다

만약 영국인이 먼저 죽고
왕으로 성당에 묻히면...

전하가 전면에 나설 때고
전 아마추어라고 느낄 때죠

이 사기는 나라 전체에
대한 모욕이야

전하가 본분을 보여주시는군요

애국자라면 그자를
개처럼 죽여야 합니다

때로는 여자가
필요할 때가 있지

국가대사에 말일세

자네와 앙트와네트의
도움이 필요하네

루돌프 라센딜 앞?

내 양복값 청구서는
아닌 것 같군

"만약 라센딜 씨가
왕의 소재를 알고 싶으면"

"앨프버그 가(街)의
벽 뒤에 버려진 별장으로"

"오늘 밤 2시에 오세요
반드시 혼자 와야 합니다"

"이 초대를 무시하면
플라비아 공주는 위험합니다"

마이클의 속임수요
당신을 바보로 아는군

잠깐 또 뭔가 쓰여 있소

"만약 주저한다면
탈렌하임 대위와 상의하세요"

나를 더한 바보로 아는 거야?

"마이클이 플라비아 공주와
결혼해서 왕이 되는 걸"

"가장 막으려는 여자가
누군지 물어보고"

"A자로 시작하는
이름인지 물어보세요"

A? 앙트와네트 드 모방

마이클에게 홀딱 빠진
프랑스 여자, 물론이오!

- 마이클을 잃을 거요
- 앨프버그 가가 어디요?

- 갈 거요?
- 그렇소

- 나도!
- 잘했소, 그러나 잡트 대령은 안 돼

그는 못 가는 이유
14가지를 댈 거요

대령은 왕의 소식을 못 들어도

우린 들을 수 있소

이게 함정인 거 알죠?
세 명이 죽이러 올 거예요

왕은 어디 있소?

말하기 전에 약속해요
마이클을 해치지 않겠다고

왜 마이클을 배신하면서
그의 목숨을 간청하죠?

좋은 대로 생각하세요

살인을 싫어하거나
질투 때문이라고요

- 약속하시겠어요?
- 네

할 수 있는 한요
당신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이 왕을 숲에서 젠다 근처
마이클의 성으로 옮겨요

- 그걸 알고 싶었소
- 기다려요

성을 공격하면 왕을 죽이고
시체 흔적도 안 남길 거예요

멋지군, 마이클

- 내 도움이 필요하죠, 그렇죠?
- 네

- 어떻게 왕을 구하죠?
- 나에게 맡겨요

멧돼지 사냥을 핑계로
부하들을 사냥막 가까이 두세요

탈출할 준비가 되는대로
전갈을 하죠

마이클의 함정이 아닌진
어떻게 알죠?

이거의 짝을 가진
사람을 보내죠

- 이제 가세요, 빨리
- 당신은?

마이클이 내가 한 짓을 알면
우린 다시 못 만날 거예요

모든 것에 행운을!

당신과 공주에게도요

그들이 너무 일찍 왔어요

라센딜 씨

라센딜 씨
불시에 방해했다면 용서하시오

우호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소

난 혼자고 비무장이오

헨자우의 루퍼트예요
믿지 마세요

문을 사이에 두고 말합시다

대화 중에 총을
안 쏜다고 약속하겠소?

당신들이 쏘기 전엔 안 쏘겠소

거기서 할 말 있으면 하시오

좋을 대로
평화 협상을 하는 동안 휴전이오

5만 파운드 영국 돈과
국경까지 안전을 보장하겠소

- 합리적인 제의 같군
- 승락하는 거요?

생각할 시간을 주시오
사선에서 비켜요

예

- 헨자우 백작?
- 폐하!

약속을 믿고
제안을 수락하겠소

축하하오

돈은 주머니에 있고
말이 기다리니 나오시오

들어오는 게 낫겠소
사람이 적은 곳에서

- 괜찮겠소?
- 그럼요

조심해, 먼저 쏠 거야

약속한 후에?
영국에선 있을 수 없어

열어

뭐야, 3대 1인데?

좋아, 내가 열지

프리츠!

폐하의 명에 의거
약속은 모두 취소하며

폐하는 즉시 젠다의
사냥막으로 가실 것이다

스트렐소에선 즐겁게
못해 드려 죄송해요

승마보다 더 즐거운 걸
마련했어야 하는데

- 바보같이 생각하기를...
- 뭐를?

나와 같이 있는 게
좋다는 말을 믿었어요

눈치챘어야 했는데
신나는 멧돼지 사냥 후엔

다시 그전으로 돌아가겠죠

- 나에게 화났소?
- 화날 권리나 있나요?

어젯밤엔 당신 없는 시간은
낭비라고 느끼게 하더니

멧돼지 사냥이라니
완전히 딴판이군요

- 난 가고 싶겠소?
- 물론 아니죠

당신의 첫 책무는 멧돼지를
사냥하고 죽이는 거니까요

멧돼지가 나를 사냥할 거요
나를 죽일지도 몰라

그런 위험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소?

내 위험이 안타까워 우는 거요?

당신은 예전의 폐하와 같아요

제가 사랑하게 된
폐하가 아니에요

내 사랑

내가 정말 사냥하러
당신을 떠난다고 생각하오?

- 그럼 사냥 안 가요?
- 멧돼지만 사냥하는 게 아니오

그럼 뭐죠?

- 루돌프, 마이클이군요
- 부차적으로

- 달링, 가면 안 돼요
- 내 사랑

당신과 승마 약속 때문에
갈 수 없다고 말할까?

- 못 보내요, 다른 사람을 보내요
- 어떤 왕이 그러겠소?

- 이해를 못하겠군요
- 지금 말 못하지만

때가 되면 말하겠소
나를 믿어요, 응?

예, 믿을게요

용서하세요, 루돌프
제가...

응석받이처럼 굴었군요

전에 사랑에 빠진 적이 없어요

내 사랑

정말 가야만 하오

여기 있어요
혼자 가게 해 줘요

아니, 돌아보지 마라요

당신 눈을 보면
내가 왕인 걸 잊을 거요

루돌프, 곧 나에게 돌아오세요

이 세상에 사랑하는 여인에게
안 돌아가는 남자가 있겠소?

천 명의 마이클도
날 당신에게서 떼어놓지 못해

그러나 내가 못 돌아와도
결코 잊지는 않겠죠?

절대로

당신은 용감한 여왕이 되어
자기 본분을 다할 거죠?

제 삶이 공허하고
제 심장은 죽었어도요

당신은 할 수 있소

루돌프!

그 딱총을 치우고
날 왕에게 인도하게

저자의 용기는 인정해야겠군요

때가 오면 저자의
죽음을 인정해 주지

지금이 가장 좋은 때죠

폐하, 헨자우 백작의
스트렐소 공작 전갈입니다

- 폐하가 편찮으시다고 하게
- 아니, 잠깐

무슨 말인지 들어봅시다
들어오게 하게

먼저 무장 해제해

- 배우!
- 헨자우!

폐하, 이곳 젠다에서
사냥을 즐기시기 바란다는

공작의 인사와 소망을
갖고 왔습니다

그리고 물론 두 멧돼지에
대한 안부도요

오늘의 왕관 시세는 얼마인가?

지난번 제의는
5만 파운드였는데

이번엔 52,000인가?

그것보다는 훨씬 좋은
가격일 겁니다, 비공식이지만

오, 진행하기 전에

마땅히 받아야 할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젠다성의 포로를 산 채로
나에게 넘기는 조건일세

당신들 모두 왕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나더러 믿으라는 거요?

- 날 뭘로 보는 거야?
- 알겠소

그럼 소득도 없이
먼 길을 가겠군

아니길 바래
마이클을 위해

오, 그래서 그의
너그러운 최후통첩은?

제안한 거에 두 배
10만 파운드

만족하리라 생각했네
우리끼리 얘기지만

마이클은 신사도를 이해 못해

자네와 나는 하고?

라센딜
자네는 내 마음에 꼭 들어

자네와 나만이 이 모든
국면을 타개할 수 있어

내 계획을 말할 테니
잘 듣게

대담하게 성을 공격해
자네...

친구들이 이끌게 하게
약간의 총격은 불가피하겠지

- 오, 불가피하군
- 시간은 나와 맞추고

자네를 신뢰하니까, 물론

마이클은 죽을걸세
왕도 저승에서 행복하게 살 거고

자네 친구들도 죽으면

나, 헨자우의 루퍼트와
당신, 왕국의 왕

진상을 아는 둘만 남게 되지

우리가 마이클에게 조금
극단적인 거 아닌가?

약간 그렇지만...

질투심 많은 남자를
절대 믿을 수 없어

- 마이클이 질투를?
- 그 여자를 알걸

오! 여름 별장에서, 그래

분별 있는 여자라면 자네보다
공작을 좋아할 리 없어

여자는 분별력이 부족해
고맙게도

그래서 사랑 때문에
이 모든 걸 한다고? 로맨틱하군

사랑과...

폐하의 길고 행복한
통치 기간을 통한 보답

물론 마이클의 성과 토지를
나에게 넘기고

맞아, 그걸 잊으면 안 되지

그게 누구 손에
들어갈지 모를 텐데

내 제안을 검토하게
왕위와 공주를

자네도 계획 중이겠지만
이 방법이 확실하네

합의하는 악수를 나눌까?

잡트, 프리츠
들어 봐요

그가 왕위를 제안하는군요

두 분이 죽은 다음에요

그들 차례는 나중이고
너의 차례는 지금이야!

경비, 그자를 막아!

퀸을 내, 멍청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오, 여인이여!
할 일 없고"

"불확실하고, 내숭 떨고
성미 부릴 시간에"

"고통과 번뇌로 상을 찌푸릴 때
당신은 구원의 천사여라!"

월터 스콧 경의
서사시 '마미온' 중에서

물 좀 주겠나?

물은 이 아래에 많아요, 폐하

왕도 호기심이 많군요

야곱의 사다리가
하늘에 닿았듯이

이건 해자와 연결됐지만
저승길이란 건 같죠

성이 공격당하면 경비가
저 계단으로 올라와

폐하를 야곱의 사다리로
떨어트릴 겁니다

추를 매달아서요

혼자 있고 싶군

허용해 준다면

잘 들었죠, 폐하?

좋습니다, 폐하
잠 좀 주무시면서

야곱의 사다리 꿈을 꾸시죠

그 끝에 천국이 있다는...

제가 방금 폐하가 현실을
수용하도록 미력하나마

- 전력을 다했습니다
- 좋아

폐하

이렇게 해서 얻으려는 게 뭔가?

죽음밖에 더 있겠나?

이제 인정하는군
지각이 돌아와

국민이 결점 투성이인 자네를

왕으로 안 받아들이는 걸 깨달았어

- 그게 뭔가?
- 자네의 퇴위 문서

여기 서명하면 즉시
편안한 침대를 주고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최대한 돌봐 주겠네

난...왕으로 살지는 않았지만

죽는 건 왕답게 죽을 거야

써보지 못한 왕관이지만
욕보이지는 않을 거야

폐하께 전달할 메시지가
있다는 사람이 왔습니다

- 공작의 부하라고 합니다
- 몸수색했나?

- 예
- 들여보내

- 만약 그게...
- 조용히!

- 용무가 뭔가?
- 메시지가 있는데...

내일, 공작의 경기병
군대가 도착합니다

구출을 하시려면
오늘 밤에 하셔야 합니다

절 믿으셔도 됩니다

저는 새벽 2시에
도개교를 내릴 겁니다

그러나 최초 경보에
왕을 죽인다고 했잖나

맞습니다
다리가 내려가기 전에

한 사람이 해자를 건너
그녀 방으로 가야 합니다

- 그래서?
- 혼자서 지하 감옥으로 가서

그가 경비의 살인을
막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
감옥에 올 때까지요

항상 포로를
두 명이 지킨다고?

- 낮에 두 명, 밤에 두 명입니다
- 다른 병사는?

오늘 밤은 공작과
루퍼트 백작뿐입니다

3 대 6이군

마담에게 신호를 기다리며
2시에 대기하겠다고 하게

내가 해자를 수영하고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다리 내리는 걸 기다릴 거요

행운을

왜 3대 6이죠?
부하들을 데려갈 건데

- 비밀을 지키려면 할 수 없소
- 아니, 너무 위험하오

지원 병력이 있어야 돼
부하들을 불러

내가 해저를 수영하겠소

맞아, 두 왕을 다 잃을 순 없어

어쨌든 왕 한 명은
오늘 밤 잃을 거요

내가 아닌 왕이 죽으면
만사 끝장이죠

당신들을 위해
왕을 사칭한 김에

끝까지 해보겠어요
안 돼, 프리츠, 내가 하겠소

하지만 두 분을 다 잃으면
남은 우린 어떻게 될까요?

플라비아 여왕을 섬기십시오

나는 하느님께로 가서
그들과 함께할 겁니다

이제 가세요
라센딜 씨가 통로에 숨게

성문을 열고
다리를 내려요

- 그대로 하겠습니다, 마담
- 할 수 있을 거요

공작이 밤에 물러나면
헨자우가 경비를 서죠

그를 다시 만나길 기다렸죠

다리 내리는 소리에
비상이 걸리면

경비들은 명령대로
왕을 죽일 거예요, 만약...

우리 편이 나에게 오기 전에
두 놈을 처치 못하면

맞아요!
난 당신을 믿어요

마이클을 다치지 않겠다는
당신 약속

동의합니다
그를 추방하는 걸 원하는 거죠?

예

계단 아래에
경비실 통로가 있고

경비실을 지나면
감옥으로 가는 문과 왕이 있어요

- 무슨 소리지?
- 누가 문 닫는 소리일 거야

아마 마담이

무슨 일이야?
10분이나 일찍

공작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어

뭐를 두려워해, 좀도둑?

- 사람을 더 부른 게 사실이야?
- 응, 전 수비대를

앞으론 8시간 교대로 바꾸겠군

- 12시간 보초는 너무 길어
- 장난치지 말게

자넨 가고 싶은 데로 가게
우린 경비실에 있을 테니

취침 전에 성문과
다리를 둘러보겠네

문을 열어 놓다니
조심성이 없군

매우 부주의하고
매우 솔깃하군

- 그래요
- 자, 그동안 기다려 왔어

기다림은 내게 결여된 덕목이지

뻔뻔함은 절대
결여된 적이 없죠, 루퍼트

뻔뻔할 땐 혼자 있으면
안 되겠군요

난 항상 위험을 감수하고
그에 대비하고 있지

당신은...

정말 여기 있으면 안 돼요

물론...

있으면 안 되지

항상 부적절 순간이지만
항상 시간은 맞추는군요

해자에 던질 놈은
왕뿐만 아니군

온 나라에 시끄러운
소문이 날 텐데요

마이클!

마이클? 마이클!

배신 말았어야 하는데!

오직 당신을
구하려고 그런 거예요

마이클

드 고오테! 로엔그람!
비상이야!

드 고오테! 로엔그람!

도개교!

다리를 내리는 하인을 잡았어
밖으로 가서 망을 봐

조용히 잠이나
자는 게 좋을 거요

포로를 죽여!

내가 도울게

사촌 루돌프

- 이제 괜찮습니다, 안전합니다
- 사촌 루돌프

라센딜!

칼을 더 잘 쓰는 줄 알았더니

내 칼은 마이클에게 주고 왔네

또 다시 우리 서로에게
방해가 돼서 말이야

그 열쇠는 나에게 주겠나?

고맙네

크라프스타인을 처치했군
베르소닌도, 맞지?

총알 한 방에 그들과
합류하다니 아쉽군

잠깐만

내가 왕이 아닌 베르소닌을
죽인 걸 어떻게 아나?

아니, 자넨 영국 여왕 제복과
학교 타이를 매었으니

- 나처럼 그러진 않아
- 나도 모르지

죽음과 직면하면 그럴지도

상황을 재론하면서
담배를 피울 수 없을까?

왕국의 반!

성냥을 주면

마이클의 성과 토지에
눈독을 들인다고 말했지?

그래, 아주 재미있어 하더군

지금은 내가 웃을 입장이 아니군

모르겠군, 적어도 이번엔
웃으며 죽을 테니까

고맙네

난 의자와 싸우는 게
익숙지 않은데

- 그건 어디서 배웠나?
- 이튼스쿨 운동장에서

이튼에 안 다녀
많은 걸 놓쳤군

그래도 한 가지 잘한 게 있네

- 그래? 그게 뭔데?
- 이튼에 안 다닌 것

좋아, 이게 마지막
펜싱 수업일 걸세

머리 조심해!

왜 자리를 안 지키고 싸우나?

"싸우다 도망간 자는..."
속담 기억나?

다리를 내리려고 하는군
그걸 하려던 자를 죽였지

- 비무장인 사람을
- 물론

이튼스쿨 운동장처럼
시끄럽기 시작하는군

다음에 또 싸우러 오겠네

굿바이, 배우!

좋아, 마당에서 대기해!

왕은?

왕은 살아 계세요

마치 백 년은 지난 것 같군

내가 그대의 뺨을 때린 이후

나를 용서하게

나를 지도해 주게
선왕을 모셨던 것처럼

감사합니다, 폐하

그건 그렇고
그를 기다리게 할 순 없잖나

반지의 명예를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많은 말을 못하네

자넨 내 최고의 가까운 친구야
사촌 루돌프

자넬 내 곁에 두고

자네가 한 일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지

그러나 잡트가 비밀은
지켜야 한다더군

그가 맞습니다, 폐하
제 일은 끝났습니다

그래, 끝났지

자네 아니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을

다시 언제 볼지 모르겠군

다시 모실 수 있길 바랍니다

더 이상 잘 모실 수는
없을걸세, 사촌

자네는 나에게
왕 노릇하는 법을 가르쳤네

공주가 여기 있나요?

- 모든 걸 알고 있나요?
- 모든 걸

- 뭐라고 하던가요?
- 아무 말도 없었소

당신을 보고 싶어하오

전하

이 왕국과 폐하를 위해

당신이 한 일에 감사드리려고
당신을 불렀어요

나 외에는 당신이 얼마나

역할을 잘했는지
모를 거예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왕을 사칭했을지언정
사랑은 사실입니다

성당에서 처음 본 순간부터

저에겐 세상에 당신뿐이었고

앞으로도 다른 여자는
없을 겁니다

제가 알았어도
차이는 없어요

제가 사랑한 건 항상
당신이었지 왕이 아니에요

영국으로 간다는 게 사실인가요?

오늘 밤

나와 함께 갑시다

아무도 우리 행복을
방해 못해요

- 그럴 수 있다면...
- 내 사랑

밖에 우리 세계가 있어요
당신은 자유예요

모든 걱정과 의무에서
벗어나 즐겁게 살며...

왜 그러죠, 플라비아?

난 그런 걱정과
의무를 위해 태어났어요

태생적으로 부여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게 도와주세요

그러나 어떻게?
당신을 사랑해요

그러나 사랑이 전부인가요?

사랑이 전부라면
난 누더기를 입고

세상 끝까지
당신을 따라가겠어요

사랑이 전부라면 당신은
감옥에서 왕이 죽게 두었어야죠

명예는 여자도
지켜야 할 의무예요

제 명예는 조국과 가문과의
약속을 지키는 거예요

신이 왜 당신을
사랑하게 했는지 모르지만

제가 여기 남아야
한다는 건 알아요

다시는 못 보겠죠?

당신은 안을 수 없겠죠?

절대...

내 사랑

당신의 사랑은 항상
내 가슴속에 있을 거예요

내게 키스한
당신 입술의 감촉도요

다시 만납시다, 프리츠

운명은 항상 올바른 사람을
왕으로 만들진 않는군요

굿바이, 대령
함께 좋은 코스를 돌았군요

굿바이, 영국인
앨프버그 가문에서 가장 멋진 분이여

자막 by Lion Park G. Father